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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scienza

[환경과학] Determination of Kd


토양에 어떤 살충제가 얼마나 잔류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그 토양 속의 살충제 양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직접 측정하는 방법은 특정한 살충제만을 농도에 따라 감별해내는 키트를 이용하거나 하는 방법이 있겠고, 간접적인 방법은 인위적으로 토양 샘플에 특정 살충제를 넣어 얼마만큼이 잔류하고 얼마가 유출되었는지를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수업에서는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하였다. 토양이 얼마만큼의 살충제를 보유하고 유출시키는지, 즉 두 경우에 해당하는 살충제의 양을 비교하는 수치인 Kd를 구하는 방법을 말이다.

Kd는 sorption coefficient로, 살충제의 토양 잔류량과 토양 유출량의 비로써 표시된다.

C는 농도를 의미하지만 Kd는 단순한 비이므로 농도의 단위는 무엇이 되어도 상관이 없을 것이다. Kd 값이 높으면 토양은 살충제가 훨씬 잔류하기 쉬운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값이 낮으면 반대의 경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키트 등을 사용하지 않고 토양 속 살충제 양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실험 시간에 이 값의 의미에 대한 설명을 못 들은 거 같아서 아쉽다...

우리가 실험에 사용했던 살충제는 carbendazim이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본래는 fungicide인데 골프장 등에서는 pesticide로 쓰인다고 한다. 곤충과 균류에 모두 듣는 살충제라니 아마 대부분의 진핵생물에게는 골고루 안 좋을 듯하다... 넓은 범위에서 다양하게 쓰이는 듯한데, 그럼 더욱 더 토양 조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겠다.

실험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1)먼저 샘플 토양을 채취한 다음 일정량만 플라스틱 튜브에 담는다. (2)여기에 대상이 될 살충제를 넣고 적당히 이것이 기화되기를 기다린 후(실제 모든 양이 흙에 흡수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3)물을 첨가한 후 골고루 섞어준다. (4)흙과 살충제, 물이 골고루 섞인 튜브를 centrifugation 시켜서 흙을 가라앉힌 후 조심스럽게 상층액을 피펫을 이용해 다른 튜브로 옮긴다. 이 새로운 튜브에는 흙에 흡수되지 못한 carbendazim이 들어있을 것이고, 원래의 흙도 얼마간의 살충제를 흡수한 채 남아있을 것이다. (5)상층액을 물과 에틸 아세테이트, 그리고 분별 깔대기를 이용하여 깨끗하게 걸러낸다. (6)마지막으로 얻어진 살충제를 포함한 용액과 표준 용액을 UV-spectrophotometer에 넣고 흡광도를 잰 다음 carbendazim의 농도를 구한다. (7)마지막으로 이 농도와 초기 carbendazim 양을 이용해 Kd를 구한다.

 


(1)먼저 샘플 토양을 채취한 다음 일정량만 플라스틱 튜브에 담는다.

우리 실험에서는 흙에서 대충 뿌리 등을 제거한 다음 8g의 흙을 (아마도)50ml 튜브에 넣었다. 두 개의 튜브를 준비했는데, 실제로를 pH에 의해 carbendazim 흡수량이 영향을 받는지도 함께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2)여기에 대상이 될 살충제를 넣고 적당히 이것이 기화되기를 기다린다.

아마 극소량만 기화될 것이다. 이 기화된 양을 모르면 Kd를 측정하는 게 부정확해지고, 기화하는 양이 많으면 일단 우리 몸에 안 좋을뿐더러 Kd 측정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물로 용출된 살충제 양을 마지막에 구한 뒤 원래 살충제 양에서 이를 빼서 토양 속 살충제 양을 구하는 거니까 말이다. 실험에서는 500ul의 carbendazim을 이용했다.

 

(3)물을 첨가한 후 골고루 섞어준다.

흙 8g에 물 36ml를 넣었다. 약 30분간 이 혼합물을 골고루 섞어야 한다. 분명 믹싱 해 주는 기계가 있을텐데 우리는 수작업으로 30분간 흔들었다(...). 이 작업을 거치면 초기에 넣었던 carbendazim 중 일부는 물로 다시 용출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 바로 Kd가 정해지는 것이다. 이 용출된 carbendazim의 양은 다음의 단계들을 거쳐 최종적으로 얻어지게 된다.

 

(4)흙과 살충제, 물이 골고루 섞인 튜브를 centrifugation 시켜서 흙을 가라앉힌 후 조심스럽게 상층액을 피펫을 이용해 다른 튜브로 옮긴다.

3번째 단계에서 carbendazim은 최종적으로 물과 흙 속에 평형을 이루어 존재할 것이다. 두 개의 상이 다르니 평형이라는 말을 쓰기가 좀 조심스럽지만... 여하튼 물에 용출된 살충제의 농도만 구하면 되므로 이 물을 조심스럽게 피펫을 이용해 옮긴다. 기껏 원심분리 시켜 놨는데 피펫팅 잘못해서 흙탕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기.

 

(5)상층액을 물과 에틸 아세테이트, 그리고 분별 깔대기를 이용하여 깨끗하게 걸러낸다.

이 과정을 마치면 다른 요소들을 제외하고 carbendazim만 깔끔하게 분리해낼 수 있다! 이는 carbendazim의 화학적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Carbendazim의 pKa값, 즉 수소 이온의 해리가 일어나는 pH값은 4.5이다. pH 4.5 이하에서는 수소 이온을 얻어 양이온이 되며, pH 4.5 이상에서는 다시 수소 이온을 방출해 중성이 된다. 즉 산성 범위에서는 친수성, 약산성~염기성 범위에서는 소수성이 되는 것이다.

 

최초로 얻어낸 상층액은 물이 용매다. Water phase에 carbendazim이 존재하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pH는 중성이므로, 여기에 소수성 용매인 ethyl acetate가 첨가되면 carbendazim은 ethyl acetate phase로 녹아든다. 한편 HCl을 이용해 pH를 낮추면 carbendazim은 다시 water phase로 용출된다. 이를 이용해 pH를 낮춘 상태에서 ethyl acetate로 씻어내는 것과 pH를 높인 상태에서 water로 씻어내는 것을 분별 깔대기를 이용해서 번갈아 반복하면 최후에는 거의 carbendazim만 남은 용액을 얻어낼 수 있다. 이 용액을 계산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0.1M HCl과 희석하여 10ml로 만든다. 그 과정을 순서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6)마지막으로 얻어진 살충제를 포함한 용액과 표준 용액을 UV-spectrophotometer에 넣고 흡광도를 잰 다음 carbendazim의 농도를 구한다.

최종적으로 carbendazim은 HCl과 함께 water phase에 남게 된다. 이 상태의 용액에서 바로 살충제의 농도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HCl 수용액의 흡광도를 이용해 calibration curve를 만들어 internal standard로서 이용한다면 가능하다. 농도가 서로 다른 HCl 용액들을 준비해 이것들의 흡광도를 재고, 여기에서 wavelength-dependent molar absorptivity coefficient, 즉 매질 1M 당 흡광도인 epsilon을 얻어낼 수 있다. Epsilon은 HCl의 농도에 따른 흡광도 그래프에서 얻어진 선형 그래프의 기울기값이 될 것이다. 그리고 Beer-Lambert law에서 최종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용질, carbendazim의 농도를 알 수 있다.

우리 실험에서는 마지막으로 이용한 용매가 0.1M HCl이었다. UV-spectrophotometer를 이용할 때는 0.1M HCl를 standard로 지정한 후 carbendazim이 추출된 0.1M HCl의 흡광도를 측정했다. 용매+용질의 흡광도에서 용매만의 흡광도를 빼서 용질만의 흡광도를 얻어내는 것이다. 다음으로 1.24M과 12.4M의 HCl의 흡광도, 그리고 0M HCl의 흡광도(0의 값을 가짐)의 calibration curve를 얻은 다음 그 기울기값인 epsilon 값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Beer-Lambert law를 이용해 carbendazim의 농도를 구했는데,

여기서 A는 흡광도로 UV-spectrophotometer를 이용해 용액의 흡광도를 얻을 수 있고, l은 빛이 지나간 경로의 길이로 분광기에서 사용한 컨테이너의 길이가 1cm였고, epsilon은 HCl standard solution을 이용해 이미 구해져 있으므로 carbendazim의 농도(C)를 최종적으로 구할 수 있었다.

 

(7)마지막으로 이 농도와 초기 carbendazim 양을 이용해 Kd를 구한다.

여기서 알아낸 농도 C는 10ml 안에 용출된 carbendazim에서 얻어진 것이다. 이 10ml의 용액은 초기에 30ml를 튜브에서 덜어낸 것에서부터 왔으므로 3배 농축된 것이다. 그리고 원래 water phase는 총 36ml였으므로 원래의 water phase 속 carbendazim의 양을 농도 C에서부터 거꾸로 구해낼 수 있다. 그리고 흙이 흡수한 carbendazim의 양(드디어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값으로 돌아왔다!)은 최초에 넣은 carbendazim의 양에서 물 속에 용출된 양을 뺀 것으로 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두 개의 비를 구하면 드디어 Kd값이 도출된다.

 

꽤 긴 여정이었지만 결론은 이런 방법으로 토양의 화학물질 흡수도를 알 수 있고, carbendazim의 경우에는 pH에 따른 특성을 이용해 분별깔대기를 이용해 분류할 수 있으며, 분광기로 흡광도를 구해서 농도를 알아내는 방법은 저러하다 하는 것 정도로 둘 수 있을 것이다. 실험 당시에는 이해도 못 하고 그냥 따라 하기만 했는데(교수님이 올려주신 파일도 안 읽고 갔으니) 끝나고 보고서 쓰면서 정리가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오늘 이 글 쓰면서도 갑자기 헛갈려서 한참 생각하다가 다시 깨달은 것들이 있었다.

참고로 이 글의 순서도와 분자식은 Henrik Kylin, Anna Hellström & Nils Nyberg의 논문 일부에서 발췌. 수업 자료로 받은 거라서 논문 이름은 모르겠다. 그리고 Henrik Kylin은 이 수업을 진행한 교수님이었다 ㅇㅅㅇ